20220421 합천산불현장조사

관리자
발행일 2022-04-22 조회수 5

4월 21일 경남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들은 부산대 홍석환교수와 함께 합천산불현장을 찾았다. 합천산불이 번져간 고령군 쌍림면 가곡길 야산은 산림청에서 실시한 숲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간벌작업이 이루어진 곳으로 소나무만 남기고 잡목들은 모두 제거된 상태였다.
소나무 등의 침엽수와 활엽수가 같이 있는 혼합림은 산불이 쉽게 확대되지 않는다. 침엽수는 소나무의 송진 같은 인화성 물질이 있어 산불에 취약하지만, 활엽수는 그렇지 않아 불이 나더라도 크게 번지지 않는다는 교수님의 설명이다.
최근 숲가꾸기를 하지 않은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난 산불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씀하셨다. 여러 수종의 나무들이 자연적으로 자란 숲이라서 3시간동안 0.3ha만 태우고 저절로 불이 멈췄다며 숲가꾸기 사업이 생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무의한 사업임을 강조하셨다.
실제로 불이 난 현장을 확인하니 소나무는 꼭대기 전체로 불이 타올라 간 흔적이 있는 반면 활엽수는 밑만 거슬렸을 뿐이었다. 그리고 숲가꾸기를 한 구간과 그렇지 않은 구간의 산불흔적이 확연히 다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산림청의 막무가내식 숲가꾸기 사업을 통해 활엽수를 베어내고 침엽수만 남게 된 우리나라의 특수한 산들은 그대로 산불에 취약한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처참한 산불현장의 까맣게 그을린 땅에서는 재를 자양분 삼아 무한한 생명력으로 움을 틔워낸 새싹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산불현장을 복구하기 위해 포크레인을 동원해 땅을 뒤집지 않아도 숲은 스스로의 자정능력으로 재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인위적으로 땅을 밀어 자연의 양분을 없애지 말고 나무를 새로 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짧은 시간에 나무를 베고 심는 행위가 숲을 단순한 자원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인간의 오만한 생각임을 깨달아야 하겠다. 또한 이러한 사고방식이 숲 본연의 의미와 기능을 상실하게 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 시킨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다.
이후 경남환경운동연합은 합천군, 고령군의 최근 10년간 숲가꾸기 사업실태를 분석하고, 산불현장과의 연관성을 찾아 산림청의 숲가꾸기 사업에 대한 대응을 전국적 사례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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